■ 위조여권으로 한국 입국 후 행정소송 진행하며 장기 체류 사실 밝혀지며 논란
■ 무분별한 난민 심사 재신청 제한하는 ‘난민법 개정안’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중
■ 교리 담긴 서적 온라인 통한 무료 배포와 함께 핫라인 구축해 세력 확장 도모
잠잠한 듯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땅에서 기승 중인 전능신교(전능하신 하나님 교회, 교주 양향빈). 2018년 난민신청을 악용해 한국에 정착하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에 소개됨과 동시에 거점을 마련하며 세력을 확장하는 행보를 걸어왔다. 가족을 되찾기 위해 집단생활을 하는 숙소와 지교회 앞에서 시위가 진행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에 자리를 잡고 활동 중이다.
추가적인 거점 확보는 없어 보여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에 위치한 청소년수련원을 매입해 숙소로 사용 중인 전능신교 |
2016년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화동리에 위치한 “구 유토피아유스호스텔”을 시작으로 ▲충북 보은군 산외면 길탕리 “열림원 유스호스텔” ▲충북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 “문장대유스타운”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화양청소년수련원”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 “평창유스호스텔”을 매입해 집단생활을 이어온 전능신교. 2021년 이후로는 거점 확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전능신교, 한국 정착 공식화된 난민법
전능신교가 한국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무사증 제도를 악용했기 때문이다. 무사증 제도를 실시하는 제주도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고, 이후 국내에 마련된 거점으로 이동해 정착한다. 비자 문제가 있지만, 종교적 이유로 난민을 자처하며 체류 기간을 늘리고 있다. 아직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는 없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이의 신청 및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체류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전능신교 신도가 2016년 위조여권으로 입국해 난민 신청은 물론이고, 행정소송까지 진행하며 장기 체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되었다.
난민법 개정안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중
▲전능신교가 법무부 장관 앞으로 보내온 제안서 |
종교적 난민신청을 통해 한국에 정착하는 것이 공식화될 즈음, 2020년 12월 28일 법무부가 난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난민 심사 재신청 제한에 관한 규정’이다. 법무부 측은 입법 예고와 동시에 “현행 난민법에는 남용적 재신청이나 명백히 이유 없는 신청 등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고, 이로 인해 난민 인정 심사 및 재판 절차가 지연되어 결과적으로 박해 우려가 높은 난민 신청자에 대한 내실 있고 신속한 심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상황”이라며 “중대한 사정 변경 없는 재신청, 명백히 이유 없는 신청 등 그간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하여 난민 인정 심사의 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박해 우려가 높은 난민 신청자가 내실 있고 신속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었다. 이러한 개정안이 지난 2월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상정돼 현재 심사 중이다.
난민법 개정안이 불편한 전능신교
법무부가 발의한 난민법 개정안이 나오자 전능신교 측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법무부가 발의한 난민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재신청 및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것으로 체류 기간을 연장해 오던 방식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전능신교 측은 입법 의견 기간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2월 5일 법무부 장관 앞으로 반대 의견이 담긴 제안서를 보냈다. 거취 문제가 달려있기에 당연한 반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난민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상정돼 현재 심사를 받는 단계로 올라선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멈추지 않고 확장되는 온라인 활동
▲관련 교리가 담긴 서적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개편한 전능신교 홈페이지 |
체류 문제를 놓고 믿을 구석이 있기에 나오는 여유인지, 자포자기인지 알 수 없지만, 전능신교 측은 꾸준하게 온라인 활동을 이어가며 세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세련미가 떨어지는 특유의 디자인과, 어색한 번역체로 접근성과 가독성은 떨어지지만, 무엇을 믿고 따르는지 홈페이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능신교 교리가 담긴 도서 16권을 누구나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PDF 파일과 EPUB(전자책)을 업로드해 두었다. 이뿐만 아니라, 웹과 모바일상에서 전문을 볼 수 있게 해두었다. 접근성과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고려할 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형국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능신교 측은 나름대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본인들의 교리가 담긴 영화와 찬양을 만드는 것은 전과 동일하게 이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직통전화 서비스인 ‘핫라인’을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여나 본인들의 가르침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전능신교 핫라인은 아시아 21개, 유럽 18개, 아프리카 26개, 오세아니아 4개, 아메리카 20개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다.
▲어느 국가에서든지 소통이 가능하도록 홈페이지에 핫라인을 구축한 전능신교 |
소리 없이 국내에 자리 잡은 전능신교. 자본을 통한 지원과 법의 빈틈을 악용해 세력을 확장해 왔다. 난민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놓고 전능신교의 활동에 또 다른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염려되는 것은 진짜 난민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능신교와 같이 난민법을 악용하는 사례는 바로 잡고, 보호받아야 할 난민들은 충분히 도움을 받는 개정안 실행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