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정명석(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검찰이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78)씨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대전지검은 21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씨의 준강간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50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종교 단체 교주인 피고인이 메시아로 행세하며 JMS 조직을 이용해 다수의 여신도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중대 범죄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과 JMS 여성 간부들은 피해자들을 세뇌한 뒤 신뢰를 악용해 성범죄를 자행했고, 피해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수행비서를 상대로 휴대전화를 교체하도록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피해자들을 비정상적이라고 주장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는 등 오로지 재판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을 경시하고, 집회·현수막 게시 등 집단행동으로 사법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로 구속기소됐다.
외국인 여신도 2명이 자신을 허위로 성범죄로 고소했다며 경찰에 맞고소하는 등 무고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정씨는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고소인들이 성적으로 세뇌되거나 항거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었으며, 자신은 '신이 아니고 사람'임을 분명히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까지 정씨를 성폭행 혹은 강제추행·준강제추행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한 여성은 21명에 달한다.
앞서 정씨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준유사강간)로 재판에 넘겨진 JMS '2인자' 김지선(44·여)씨를 비롯해 JMS 여성 간부 4명은 최근 진행된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른 여성 간부 2명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여신도들에게 성범죄 피해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압박하거나 신도들에게 휴대전화 교체를 지시하는 등 정명석의 범행을 은폐하려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기소된 JMS 남성 간부 2명에게는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날 재판은 정씨 측의 법관 기피 신청(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측에서 그 법관을 직무집행에서 배제할 것을 신청하는 형사소송법상 제도)으로 중단됐다가 다섯 달 만에 재개됐다.
정씨 측은 기피 신청이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음에도 다시 기피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고 보고 기각, 이날 재판이 다시 열렸다.
정씨는 앞서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대전 법원사거리서 시위하는 JMS 신도들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 씨의 여신도 성폭행 혐의 사건 재판이 다섯 달 만에 열리는 21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법 인근에서 JMS 신도들이 피켓 시위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