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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룰라가 보우소나루 꺾고 재선 성공
2026-10-27

근소한 차이의 승리, 라틴 아메리카 전역의 우경화 흐름 거슬러


브라질 국민은 일요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를 대통령으로 재선출했다. 룰라는 51.7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상대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Flavio Bolsonaro)의 48.22%를 앞섰다.

이번 룰라의 승리는 최근 남미 전역에서 나타난 우경화 흐름과는 대조적인 결과이며, 이로써 그는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룰라는 자택 밖에 모인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확성기를 잡고 "나는 정당의 지명을 받은 대통령 후보였지만, 오늘 이 승리는 브라질 국민의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대통령을 지냈으며, 이후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580일간 수감 생활을 했다. 그러나 2021년 브라질 대법원은 이 판결을 무효화했다. 그는 이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되었던 당시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아버지)를 꺾고 승리했다.

보우소나루는 10월 4일 1차 투표에서 47.03%를 득표해 45.16%를 얻은 룰라를 앞서며 선두 주자로 결선 투표에 나섰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일요일 결선 투표가 진행되었다.

1차 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한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리한 것은 198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룰라는 2027년 1월 5일 취임하며,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그의 네 번째 브라질 대통령 임기이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는 범죄 문제와 경제 침체가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정부 낭비를 줄이겠다는 상징으로 전기톱을 들고 포즈를 취했던 것과 비슷하게, 보우소나루는 거대한 가위를 흔들며 공공 지출 400억 달러를 삭감하겠다고 공약했다.

룰라 재임 시절, 브라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의 여파를 상당 부분 견뎌냈으며,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권 수호 의지

룰라는 또한 브라질의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밝혔다. "조국이 자유를 유지하든, 아니면 우리가 브라질을 위해 죽든 둘 중 하나일 뿐이다." 그가 말했다. "우리나라는 누구의 '뒷마당'으로 전락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발언한 보우소나루는 이번 선거 결과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선거 무효화를 요구했다.

여러 국가와 단체들이 룰라의 승리를 축하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이번 결과를 브라질 국민과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으며, 야만두 오르시 우루과이 대통령은 브라질의 선거 과정을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행사라고 치켜세웠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역 통합 강화를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월요일, 룰라의 재선 승리를 "민주주의와 다자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월요일 룰라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은 월요일, 중국이 브라질과 협력하여 '중국-브라질 운명공동체' 구축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남미 각국 정부는 우경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콜롬비아 대선에서는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엘라가 승리했고, 몇 주 뒤 페루 결선 투표에서는 케이코 후지모리가, 3월 칠레 대선에서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가 각각 승리를 거두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23년 12월 하비에르 밀레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러한 우경화 흐름이 시작되었다.

이들 정부 중 다수는 안보 및 마약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정책에 동조하고 있지만, 룰라의 승리는 해당 지역 내 미국의 영향력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룰라 정부 시절 외무장관을 지낸 셀수 아모링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좌파인 룰라가 "라틴 아메리카 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룰라가 바로 그 균형점"이라고 말했다.

'뉴 사우스 정책 센터(Policy Center for the New South)'의 마르쿠스 비니시우스 데 프레이타스 선임 연구원은 해당 지역의 우경화로 인해 국가 간 조율은 더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협력의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역 통합이 대통령들의 이념적 일치 여부에 좌우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에너지, 교통, 무역, 국경 문제, 그리고 초국가적 범죄 대응과 같은 사안들은 이념과 관계없이 여전히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레이타스는 룰라의 경험과 폭넓은 소통 채널이, 정치적 입장이 다른 정부들과도 브라질이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